성가대의 사명과 영적 깊이, 그리고 대원들의 간절한 염원을 매 구절마다 풍성하게 담아낸 대예배용 장문 기도문 3개입니다. 호흡을 길게 가져가며 온 마음을 다해 바칠 수 있도록 작성했습니다.

찬양 시작 전 (예배/미사 직전) 대표 기도문
“보좌 앞의 천사들처럼 순전한 영으로, 온 성도의 마음을 주님께 잇는 다리가 되게 하소서”
알파와 오메가가 되시며 만물의 찬양과 경배를 홀로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거룩하신 하나님 아버지. 허물 많고 죄로 얼룩진 저희를 그리스도의 보혈로 씻어 주시고, 주님의 영광스러운 성소에서 ‘성가대’라는 고결하고도 두려운 직분을 맡겨 주심에 고개 숙여 감사드립니다. 만 입이 내게 있어도 주님의 그 크신 은혜를 다 찬양할 수 없건만, 오늘도 부족한 저희의 입술을 벌려 주님의 위대하심을 선포할 수 있는 특권을 허락하시니 그저 감사하고 감격할 뿐입니다.
주님, 이 거룩한 예배의 자리에 나아가기 전, 저희가 먼저 온전한 참회와 정결한 심령으로 주님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지난 한 주간 세상의 거친 파도 속에서 온갖 유혹과 시험에 흔들리며, 생각과 말과 행동으로 지었던 모든 허물들을 이 시간 십자가 밑에 온전히 묻어두기를 원합니다. 우리의 상하고 찢긴 마음을 성령의 위로로 싸매어 주시고, 오직 하늘의 신령한 은혜로만 가득 채워 주시옵소서. 인간의 정욕이나 세상의 염려는 모두 안개처럼 사라지게 하시고, 천상의 천사들이 보좌 앞에서 밤낮 부르는 그 순전한 영을 저희에게 부어 주시옵소서.
간절히 구하옵기는, 오늘 저희가 올리는 찬양이 단순한 음악적 선율이나 인간의 목소리를 뽐내는 자리가 되지 않기를 원합니다. “나는 감추어지고 오직 그리스도만 나타나기를 원한다”던 고백처럼, 우리의 뛰어난 기량이나 목소리는 철저히 십자가 뒤에 감추어 주시고, 가사 한 절 한 절 속에 깃든 살아계신 하나님의 말씀과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대속의 은혜만 온 성전 가득히 울려 퍼지게 하옵소서. 혹여나 사람의 칭찬을 갈구하거나 시선을 의식하는 교만한 마음이 있다면 성령의 불로 태워 주시고, 오직 하나님의 기쁨이 되는 것에만 온 중심을 쏟게 하옵소서.
이 찬양을 위해 오랜 시간 기도로 준비하며 성가대를 이끌어 오신 지휘자님의 손끝 위에 하늘의 영감을 부어 주시고, 피아노와 오케스트라의 건반과 현 하나하나마다 성령의 기름을 부어 주사, 모든 악기와 목소리가 완벽한 조화를 이루게 하옵소서. 대원들의 긴장된 마음을 평안으로 붙잡아 주시고, 첫 소절부터 마지막 아멘의 순간까지 호흡을 주관하여 주시옵소서.
그리하여 이 찬양이 선포될 때, 예배당의 닫힌 하늘 문이 활짝 열리는 역사가 일어나기를 소망합니다. 예배에 참석한 모든 성도들의 심령 골수를 쪼개는 성령의 검이 되게 하시고, 낙심하여 눈물 흘리는 자에게는 따스한 위로를, 육신의 질병과 삶의 무게로 신음하는 자에게는 깨끗한 치유와 해방의 기쁨을 선사하는 은혜의 마중물이 되게 하옵소서. 찬양의 시작과 끝을 오직 주님께만 의탁하오며, 우리를 죄에서 구원하신 거룩하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
성가대 연습 시작 전 기도문
“각 사람의 삶을 만지시는 주님, 연약함을 메우는 배려와 연합으로 가장 아름다운 성전을 짓게 하소서”
우리의 삶 속에서 언제나 가장 선한 길을 예비하시고 인도하시는 에벤에셀의 하나님 아버지. 치열하고 분주했던 세상에서의 일과를 마치고, 혹은 복잡한 삶의 염려들을 뒤로한 채 오직 주님의 이름을 높여 드리기 위해 이 자리에 모인 성가대원들을 기억하여 주시옵소서. 피곤한 육신을 이끌고, 때로는 지친 마음을 품고서도 찬양의 자리를 지키기 위해 발걸음을 옮긴 주의 자녀들을 주님의 강한 오른손으로 안아 주시고, 이 자리에 앉는 순간 세상이 줄 수 없는 하늘의 평안과 위로가 강물처럼 흘러넘치게 하옵소서.
주님, 저희는 참으로 부족하고 연약한 자들입니다. 저마다 타고난 음색이 다르고, 음악적 역량이 다르며, 살아온 환경과 성격도 모두 다릅니다. 그러나 이처럼 다양한 저희를 하나의 성가대로 부르신 하나님의 선하신 뜻이 있음을 믿습니다. 교만하여 내 목소리만 도드라지게 높이려 하지 않게 하시고, 내 곁에 있는 대원의 숨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지휘자의 눈빛에 마음을 맞추는 겸손한 성가대가 되게 하옵소서. 서로의 부족한 음을 사랑으로 메워주고, 서로의 지친 어깨를 격려와 기도로 붙들어 줄 때, 우리의 목소리가 섞여 들어가는 이 연습실이 곧 하나님이 거하시는 가장 거룩하고 아름다운 성전이 되게 하옵소서.
특별히 성가대의 영적, 음악적 지도자로 세워주신 지휘자님에게 영육 간의 강건함을 갑절이나 더하여 주시옵소서. 대원들을 이끌어 갈 때에 지치지 않는 영적 리더십을 주시고, 악보 너머에 숨겨진 영적 깊이를 깨달아 우리에게 전수할 수 있는 지혜를 부어 주옵소서.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헌신하는 반주자들의 손가락 마디마디를 지켜 주시고, 그들의 연주 위에 주님의 천사를 보내사 피로를 씻어 주옵소서.
악보의 음표 하나를 익히고 가사의 의미를 되새기는 이 훈련의 과정 자체가 주님께 향기롭게 올라가는 향연이 되기를 원합니다. 틀린 음을 고쳐가듯 우리의 일그러진 성품과 신앙의 모습도 이 연습 시간을 통해 바르게 교정되게 하시고, 힘겹게 맞추어 가는 화음 속에서 연합의 기쁨을 맛보게 하소서. 지치거나 낙심하는 대원 없이 모두가 기쁨과 감사로 가득 찬 연습 시간이 되도록 성령께서 시종을 주관하여 주시옵소서. 우리를 찬양의 도구로 부르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찬양을 마친 후 (감사와 삶의 제단) 기도문
“제단 위의 거룩한 멜로디가 삶의 현장에서 헌신과 사랑의 열매로 결실하게 하소서”
언제나 신실하시고 인자하심이 영원하신 여호와 하나님 아버지. 주님의 전적인 도우심과 은혜의 구름기둥 속에서, 오늘 맡겨진 주일 찬양을 큰 사고 없이 영광 중에 무사히 마칠 수 있도록 인도해 주심을 온 맘 다해 찬양하며 감사드립니다. 우리의 연약한 입술을 통하여 하나님의 높고 위대하심이 온 성전에 울려 퍼질 수 있었던 것은, 저희의 실력이나 노력이 아니라 오직 성령께서 우리의 입술을 붙잡아 주시고 청중의 마음을 만져 주셨기 때문임을 겸손히 고백합니다. 모든 영광과 찬송을 오직 홀로 받아 주시옵소서.
그러나 주님, 저희가 진정으로 두려워하며 간구하는 것은, 성가대석 위에서 천사처럼 거룩하게 불렀던 그 찬양의 고백들이 예배당 문을 나서는 순간 안개처럼 흩어져 버리는 덧없는 울림이 되지 않는 것입니다. 우리의 입술로 토해냈던 뜨거운 눈물의 가사들이 우리의 심령 골수에 깊이 박히게 하시고, 가슴으로 느꼈던 하나님의 사랑이 이제 우리가 마주할 삶의 생생한 현장 속에서 행동과 실천으로 살아 숨 쉬게 하옵소서. 거룩한 예복을 벗고 다시 세상의 옷을 입을 때, 우리의 언어와 행실도 찬양 대원답게 변화되기를 원합니다. 가정에서, 일터에서, 학교와 이웃 관계 속에서 그리스도의 향기를 발하게 하시고, 세상 사람들이 우리의 삶을 보고 살아계신 하나님을 찬양하게 만드는 ‘걸어 다니는 찬양의 통로’가 되게 하옵소서.
성가대석에서는 은혜로운 고백을 쏟아내면서, 세상으로 돌아가서는 시기와 질투, 불평과 원망의 말을 쏟아내는 위선적인 삶을 살지 않도록 저희의 입술에 성령의 파수꾼을 세워 주시옵소서. 한 주간의 삶 속에서 마주할 크고 작은 영적 전쟁터에서 낙심하지 않게 하시고, 오늘 불렀던 찬양의 멜로디를 마음에 품고 믿음으로 넉넉히 승리하게 하옵소서.
이제 다시 삶의 자리로 흩어지는 성가대원 한 사람 한 사람의 발걸음을 축복하여 주시옵소서. 그들의 가정과 생업 위에 복을 더하시고, 질병으로 고통받는 대원에게는 안수하사 깨끗케 되는 기적을 베풀어 주옵소서. 특별히 찬양을 위해 남몰래 눈물로 기도하며 헌신했던 모든 손길들을 주님께서 친히 기억하시고, 하늘의 신령한 복과 땅의 기름진 복으로 갚아 주시옵소서. 다가오는 한 주간도 삶의 제사로 주님을 기쁘시게 하다가, 다음 주일 더 성숙하고 기쁨이 충만한 모습으로 다시 모여 찬양할 것을 기대하오며, 우리를 영원히 찬양 받으실 왕으로 통치하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아멘.